네이버·두나무 뭉친다…스테이블코인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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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두나무 뭉친다…스테이블코인 '정조준'

자회사로 편입 추진…가상자산 사업으로 영토 확장
네이버파이낸셜, 신주 발행해 두나무 지분 전량과 맞교환
플랫폼·가상자산거래소 결합…디지털금융 지각변동 예고
네이버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품는다.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국내 최대 빅테크인 네이버가 전격적으로 가상자산 사업을 확대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대규모 신주를 발행해 기존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과 맞바꾸기로 했다. 양측은 교환 비율 협상을 마치면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나무는 송치형 회장 겸 이사회 의장(지분율 25.5%), 김형년 부회장(13.1%),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지분 약 75%(전환우선주 포함)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네이버가 두나무와 손잡은 데는 스테이블코인 등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네이버의 방대한 플랫폼 생태계와 결합해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될 가능성이 커지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관련 구상이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과 디지털 금융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위 빅테크와 가상자산거래소가 결합하면서 글로벌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도 커졌다는 기대가 나온다.
네이버는 이날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추가 협력 사항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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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2015년 금융업에 진출했지만 정작 은행에는 관심이 없었다. 은행업이 네이버의 기존 플랫폼 사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년간 간편결제, 금융상품 비교 등에 집중한 이유다. 하지만 네이버가 추구하는 금융 플랫폼의 혁신은 미완성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생태계에서 핵심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판이 달라졌다. 네이버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플랫폼과 금융을 잇는 결정적인 퍼즐 조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잡은 것도 이런 구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결제 인프라 확보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연간 거래액은 80조원에 달한다. 이미 막강한 결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두나무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곧바로 대규모 거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간편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네이버는 카드망 수수료를 대체·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는 불가능한 담보 대출, 외화 송금, 크로스보더 결제 등으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확장될 경우 수익원은 다각화된다. 여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을 때 예치금 운용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
네이버는 일본·동남아시아 등에서 플랫폼 사업을 키워왔지만 글로벌 금융에서는 뚜렷한 무기가 없었다. 두나무를 품으면 블록체인·가상자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외 결제·송금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페이팔·스트라이프와 맞설 수 있는 한국형 핀테크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다. 여기에 매년 1조원씩 이익을 얻는 두나무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네이버의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할 기반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업비트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현실화할 경우 2030년께 연간 3000억원 규모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결제·송금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 신사업에 집중 가능
두나무 역시 네이버와 손잡으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미래 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술력이 높지만, '코인으로 돈을 번다'는 부정적 인식 탓에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두나무 전체 매출에서 거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달한다. 유망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해외 진출을 하려고 해도 제약이 많았다. 이렇다 보니 기업공개(IPO) 전망도 불투명했다.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움직임이 커졌지만, 정작 가상자산거래소는 논의에서 소외되는 분위기다.
두나무가 네이버 품으로 들어가면 이런 문제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 개인의 지배 구조를 벗어나 네이버라는 빅테크 계열사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업비트가 네이버 플랫폼과 결합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송금 등 실사용처가 확보돼 거래소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네이버의 일본·동남아 네트워크와 맞물리면 해외 진출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향후 거래가 성사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빅테크의 가상자산업 진출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변수로 꼽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과정에서 은행 중심으로 허용이 논의될 경우 네이버·두나무 연합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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