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한 달간 560% 폭등…과대평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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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 한 달간 560% 폭등…과대평가 우려 커져

후발 주자·CBDC 등 경쟁 치열
금리 인하 기조에 수익성 둔화 우려도
미국 증시에 상장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 CRCL)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서클은 전일 대비 9.27% 오른 204.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6월 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한 달여 만에 공모가(31달러) 대비 560.32% 급등한 셈이다.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는 지난 6월 17일 미국 상원을 통과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꼽힌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니어스 액트를 기반으로 향후 5년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3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시장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서클의 주가는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미즈호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서클의 현재 주가는 장기 수익성 전망에 비해 과대평가된 상태"라며 투자 의견을 매도 의견에 해당하는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목표 주가는 85달러로 제시했다. JP모건 역시 서클에 대해 목표가 80달러를 책정하며 "서클은 시장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후발주자·CBDC 등 경쟁자 많다
미즈호 증권과 JP모건이 공통 지목한 주요 리스크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심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암호화폐) 정책이 서클의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기업들의 시장 신규 진입이 USDC의 점유율 확대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탄탄한 고객 기반과 인프라를 보유한 전통 금융권의 참여가 큰 위험 요소다. JP모건은 이미 자체 스테이블코인 'JP모건 달러(JPMD)'를 발행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대기업들도 동참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현재 월마트, 아마존 등 유통 대기업들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이 두 기업의 올해 1분기 매출만 3213억 달러에 달해, 결제에 자체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될 경우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토큰화 예금계좌(Tokenized Deposit Accounts)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등 디지털 금융상품도 주요 경쟁자로 지목됐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달러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투자자에게 이자와 법적 안정성을 보장한다. JP모건은 "스테이블코인은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반면, 금융권의 토큰화 상품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췄다"며 "이들이 USDC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움직임도 장기적 위협 요소다. 지난 6월 28일 유럽연합(EU)은 연내 CBDC를 출시를 위한 '디지털 유로화 도입 입법 초안'을 발표했다. 이 외에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등도 CBDC 도입을 추진 중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해 법정통화와 동일한 지위를 가지는 만큼, 국가 간 무역, 소매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은 "미국 외 국가들의 CBDC 도입 기조는 USDC의 글로벌 채택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특히 유럽에서 CBDC가 본격 도입되면 서클의 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수익성 악화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즈호증권은 "다수 증권사들이 제시한 서클의 2027년 예상 매출(45억 달러)은 고금리와 높은 USDC 채택률을 전제로 한 수치이며,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서클은 USDC 준비금 대부분을 미국 국채로 담보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핵심 수익원이다. 만일 금리가 인하되면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서클의 수익도 감소하게 된다. 다만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연준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이르면 9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서클의 매출 둔화가 예상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USDC 채택률 정체와 낮은 마진율도 문제로 언급됐다. 미즈호증권은 "USDC 공급량은 지난 4월 이후 약 62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라며 "서클 수익의 대부분은 코인베이스 등 파트너사에 분배돼 2023년 61%였던 마진율이 올해 초에는 39%로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주의도 당부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6월 12일~7월 11일)간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서클로, 해당 기간 동안 순매수액만 6억3945만 달러에 육박했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USDC의 장기 성장성은 기대되지만, 이미 서클에는 상당한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일 수 있다"라며 "보다 신중하게 투자하는 보수적인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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